어매
먼동이 트기도 전 어매는
까치발 세우고 문턱을 넘어
문 밖 서성대던
별빛, 달빛 앞세우고
언 새벽의 길을 나서면
동짓달 매서운 바람은
서러운 어매 가슴에
가난에 흐느끼는 울음이 되고
먼저 가신 아배 발자국 속에는
어매의 눈물만이 고인다
미나리꽝 움막 속엔
사 남매 사랑을 다듬고
벌겋게 부어오른 손등은
가난의 설움 눈물에 덧나
어매의 작아진 가슴에 한이 서린다
움츠러든 어매의 어깨너머로
동짓달 찬 바람 스며들지만
어매의 머리 위엔 사랑을 이고
사랑가 부르며 돌아 오는 길
이제는
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
갈대가 되신 나의 어매야
당신의 사랑을 깨달았을때
당신은 황혼에 붉게 물들어 있었습니다.
어머니.jpg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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