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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머니

들국화 들국화 2009. 1. 4. 18:36

어매



먼동이 트기도 전 어매는


까치발 세우고 문턱을 넘어


문 밖 서성대던


별빛, 달빛 앞세우고


언 새벽의 길을 나서면


동짓달 매서운 바람은


서러운 어매 가슴에


가난에 흐느끼는 울음이 되고


먼저 가신 아배 발자국 속에는


어매의 눈물만이 고인다


미나리꽝 움막 속엔


사 남매 사랑을 다듬고


벌겋게 부어오른 손등은


가난의 설움 눈물에 덧나


어매의 작아진 가슴에 한이 서린다


움츠러든 어매의 어깨너머로


동짓달 찬 바람 스며들지만


어매의 머리 위엔 사랑을 이고


사랑가 부르며 돌아 오는 길


이제는


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


갈대가 되신 나의 어매야


당신의 사랑을 깨달았을때


당신은 황혼에 붉게 물들어 있었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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